‌마다가스카르, 삶의 가장자리
MADAGASCAR, The Edge of Life


자연의 보고이자 세계에서 4번째로 큰 섬, 마다가스카르.

세상과 동떨어져 태초의 풍경을 간직한 마다가스카르는 자연이 주는 수많은 선물을 받아 가며 살아가는 황량하고 뜨거운 열기만을 생각하던 아프리카와의 풍경과는 전혀 다른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은 곳이었다. 벌거벗은 채로 살아가던 그들에게 자연은 그들의 고된 삶을 위로하고 영혼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진통제와 같은 것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문명의 이기 속에 자연에 순응하며 욕심 없이 살아가던 그들에게도 삶의 가치가 돈속에 녹아들기 시작했고 느리게 흘러가던 도시는 생존의 짐을 짊어지고 하루를 살아가야 하는 경쟁의 늪이 생기기 시작했다.

신은 이미 아프리카를 버린 듯 온갖 쓰레기 더미 속에 살아가는 힘겹고 지옥 같은 생의 이면이 존재했고 어디로 흘러가야 할지 모르는 길 잃은 영혼들의 삶이 마음을 아프게 했다. 언제나 낮은 곳에서도 희망이 존재한다고 믿고 그 속의 온기를 담고 싶었던 나에게 그들의 삶을 사진 속에 담는다는 것은 고통을 참아가며 곪은 상처를 도려내는 것과 같기도 했다.

그런 고뇌도 잠시, 도심을 벗어나니 도심 속의 문명이 아닌 대자연의 품 속에서 그곳만의 시간으로 살아가는 삶의 풍경을 만났으며 그들의 느린 삶과 따뜻한 미소 속에서 용기를 잃지 않고 나 자신을 믿고 살아가는 의지의 가르침을 만나기도 한다.

긴 시간을 이동하며 만나는 길에서 만나는 소박하고 다정하게 흔드는 그들의 미소가 여정의 피로를 가시게 했고 먼 하늘을 날아 만난 어린 시절 읽었던 생텍쥐페리의 책 속의 소혹성 B612를 온통 엉망으로 만드는 무서운 식물인 어린 왕자가 시기하던 천 년의 생을 살아가는 바오밥나무는 시간의 속도와 관계없이 변함없이 그 자리에서 하늘을 떠받치는 모습으로 날 기다린 듯 반겨주었고 그 첫 만남의 시간에는 잠시 카메라를 내려놓고 등을 기대니 눈을 감고 시간을 거슬러 동심으로 돌아가기에 충분한 여운이었다.

편리함 속에 스스로 퇴화되어가는 도시의 삶과는 다른 산과 들판, 바다의 자연 속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삶의 모습 속에 담긴 삶의 지혜들이 오히려 더 나은 삶처럼 다가오고 비록 고된 삶이지만 그들과 나의 희망이 다르지 않았고 오히려 답답한 빌딩 숲 속에서 살아가며 앞만 보고 달려야 하는 순수를 잃어버린 미소를 가지고 살아가는 우리가 그들이 가진 미소보다 더 힘겹게 살아가는 것은 아닐는지.

오히려 그들에게 내 삶의 가장 값진 교훈을 선물로 받고 온 나는 꿈이 아닌 현실이 된 마다가스카르의 품 속에서 타인의 삶에는 별거 아닌 듯 말하지만 스스로의 삶에 대해서는 대책 없는 우리의 모습이 아닌 가장 순수한 감정의 조각들을 담는다.

마다가스카르는 인간을 겸손하게 만든다.
세상에서 인간의 이기(利己)가 얼마나 보잘것 없는 것임을 깨닫게 해줄 것이다.